뇌는 인간이 가진 가장 신비한 블랙박스이다. 겉보기에는 각자가 가진 블랙박스는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각각의 블랙박스들이 만들어내는 '생각'이라는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누군가의 블랙박스에서 만들어진 '생각'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생각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블랙박스 내부가 궁금하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의 탄생』은 그 블랙박스를 학습시키는 방법과, '생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제공한다.
문제를 풀다가 답이라고 할 만한 어떤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면, 그것은 말로 설명하기 전에 이미 무의식 속에서 해답을 구한 경우다.
01.
가끔 나도 모르게 어떠한 문제의 해답이 떠오를 때가 있다.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조차 모르지만, 문자 그대로 머릿속에서 '답'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떠오른다.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 애써 노력한 경우보다, 무의식 중에 해답이 떠오를 때 더 강력한 확신을 갖는다. 실제로 무의식이 구한 해답이 맞았던 경험이 여러 차례 있다.
『생각의 탄생』은 이 무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생각 도구들을 알려준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을 강화한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무의식의 힘을 여러번 경험했기에, 더 궁금증을 가지고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다.
02.
『생각의 탄생』에서 소개하는 12가지의 생각도구들 모두 주옥같은 방법들이지만, 그 중 처음으로 소개 된 '관찰'이 가장 인상 깊었다. 시간을 아끼고 효율적으로 살려는 습관 때문에 '관찰'이라는 것을 불필요하게 여길 때가 많았다. 무언가를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쳐다보거나, 듣거나, 느끼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까지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조금 깨어진 것은 사진이라는 취미를 가지면서부터다. 혹여나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놓칠세라 꼼꼼히 살피기 시작했다. 출근길 창밖을 한 번도 둘러본 적이 없었던 내가, 용산에서 양재까지의 길을 눈을 떼지 못하고 관찰한 적도 있다. 매일 같이 지나쳤던 사소한 것들에는 놀라운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아름다운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감각적 체험이 이성과 결합하고, 환상이 실재와 연결되며, 직관이 지성과 짝을 이루고, 가슴속의 열정이 머릿속의 열정과 연합하고, 한 과목에서 획득된 지식이 다른 모든 과목으로 가는 문을 열어젖히는, 그런 때를 아는 사람들인 것이다.
03.
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그 분야만을 파야한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물론 한 우물만 팠던 전문가들의 노력은 분명 존경할만한 것이고, 그 노력이 빛을 발한 적도 많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한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즐길 때 더 큰 효과를 거둔다. IT분야에 종사하며, 아직 가야할 길이 먼데도 독서, 중국어, 운동, 사진 등 너무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게 아닐까라며 조바심을 느낀적도 많았다. 그러나 『생각의 탄생』에서 소개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방대한 관심사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바로 그것 '때문에' 자신의 분야에 공헌할 수 있었다." 당연히 IT분야에 대한 공부도 끝까지 이어나가야 하겠지만, 나의 다른 관심사들 또한 나의 '생각'들을 발전시켜줄 좋은 생각도구가 될 것임을 알게 되었다.
'독서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멋진 신세계 (0) | 2018.10.11 |
---|---|
당신들의 천국 (0) | 2018.09.16 |
자기 앞의 생 (0) | 2018.07.11 |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2) | 2018.06.13 |
사진의 본질 바라보기 (0) | 2018.06.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