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얼른 전개되기를 바랐다. 시종일관 잔잔하게 흘러가는 내용 속에서 무언가 다이나믹한 일들이 벌어지기를 기대했다. 책을 절반 정도는 읽고 나서야,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한 어린 아이의 삶을 통하여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었다. 세상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자들의 사랑 이야기이다. 꿈도, 희망도 없어 보이는 그들의 삶에 사랑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거라는 생각은 내 멋대로 그들의 삶을 판단해버린 교만이었다.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거지.
01.
부모가 누군지조차 모르는 창녀의 아들 모모, 늙고 병들어 자기의 몸도 가누지 못하며 그런 아이들을 돌보는 로자 아줌마. 생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난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생을 검은색으로 표현했을 것이고, 스스로의 생을 흰색이라 자부했을 것이다. 스스로 나의 생은 하얀 색이다라고 위안을 삼고, 검은색을 숨기려 해도 나의 생에도 검은 색은 존재한다.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생이 검은색처럼 보일지라도 그들의 생에도 흰색이 있다. 사랑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모모와 로자 아줌마 사이에도 내가 판단 할 수 없는 숭고하고, 순수한 사랑이 있었다.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02.
지금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두가 '생'이라는 선물을 받은 자들이고, 모든 생에는 귀천이 없다.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 모든 생명이 어디로부터 난 선물인지를 알기에, 그 누구의 생도 '존귀하다, 비천하다' 판단하고 평가할 수 없다. 모두의 생이 존귀하고 사랑 받을 가치가 있는 생이다. 나의 생 또한 그렇다. 지금 가진 것도 없고, 앞날도 흐릿하지만, 나의 생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03.
사람들은 언제나 받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이 부와 명예를 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세상은 부와 명예 가진 자를 대접한다. 아무 것도 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을 때이다. 누군가는 더 많은 것을 받기 위해 인생을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누군가는 더 많은 것을 해주기 위해 인생을 열심히 살아간다. 내 인생의 동력이 나를 위함이 아닌, 세상의 가진 것 없는 자들을 위함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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