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기록

『다시, 책으로』여전히 독서는 자기계발의 끝판왕

by Lazy Quant 2020. 4. 30.
반응형

00.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어릴 때부터 줄곧 책을 많이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들어왔지만, 그 구체적인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 편에 속하기는 했지만, 나 또한 '다 도움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저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이 싫어서 책을 읽기는 했지만,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경쟁 상대가 나타나면서 차츰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내 손에는 책 대신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고, 텍스트를 읽기보다는 유튜브나 넷플릭스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짧은 영상이 주는 자극적인 쾌감에 독서가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다행히 내 마음 한 켠에 '독서가 자기계발의 끝판왕이다'라는 생각이 남아있었다. 다만 왜 독서가 자기계발의 끝판왕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채우지 못 했기 때문에, 독서는 멀어져가며 흐릿해져갔다. 그리고 그 때 역설적이게도 유튜브의 겨울서점 채널에서 『다시, 책으로』라는 책을 추천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Reader, come home'인데 마치 나를 향해 하는 말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시대에도 왜 독서가 여전히 자기계발의 끝판왕인지를 알 수 있었고, 독서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몇 가지 의구심도 풀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 좋다는 사실은 알지만, 여러가지 핑계로 책을 점점 멀리하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01.알고 싶은 모든 것이 인터넷에 있는데 왜 책을 읽어야하지?

폭넓게 제대로 책을 읽은 사람은 읽기에 적용할 자원이 많아지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적용할 자원이 적어지면서 추론과 연역, 비유적 사고의 기초가 부실해지고 결국에는 가짜 뉴스든 날조 뉴스든 불확실한 정보의 희생물로 전락하기 쉽다는 말이지요. 그렇게 되면 청소년들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책이 없어도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에는 양질의 정보가 없다는 말도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인터넷에 자신의 생각과 연구 결과를 업로드한다. 인터넷에 담긴 정보의 양은 책에 담긴 정보의 양보다 많으며, 검색은 독서보다 빠르다. 알고 싶은 모든 것이 인터넷에 있고, 언제든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데 왜 책을 읽어야 할까?

 

 텍스트를 읽는 목적이 정보 습득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텍스트를 읽어서 정보를 얻고 유추하고 비판적 결론을 도출하였을 때 비로소 '통찰'로 이어진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에 익숙해진 우리는 언제든 찾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읽는 행위' 자체를 하지 않는다. 당연히 그 이후에 이어지는 유추와 비판적 사고 또한 하지 않는다. 중간 과정에 대한 훈련이 되어있지 않는데, 갑자기 텍스트를 읽는다고 놀라운 통찰로 이어질 리가 없다.

 

 또한 아는게 많으면 보이는 게 많다. 똑같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더라도, 어떤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사고의 다른 결과물을 낸다. 흔히 '통찰력'이 뛰어나다고 하는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다. 많은 지식을 인터넷이라는 저장소에 아웃소싱할 수 있지만, 그 지식들이 인터넷에 있을 때와 내 머리 속에 있을 때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훌륭한 사고의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해 꾸준히 독서하면서 유추와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배경지식을 쌓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02.소설은 그냥 재미로 읽는 것 아니야?

타인의 관점과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깊이 읽기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혜택입니다. (…) 우리가 자신의 개인적인 세계에서 미동도 않은 채 타인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소설은 재미있다. 그런데 유튜브나 넷플릭스의 영상보다 더 재미있는가? 사람마다 답이 달라질 수 있다. 소설을 그냥 재미로 읽는 것이라면 다른 대체재가 너무나도 많다. 소설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유익하기도 하다.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감정까지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연구결과, 문학소설을 읽는 사람이 통속소설이나 논픽션을 읽는 사람에 비해 타인의 감정을 더욱 잘 파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문학소설을 읽는 사람은 높은 공감능력을 보여주었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면 무엇이 좋을까? 최근 새롭게 알게 된 공감의 이점이 있다. 지금까지는 공감 능력이 필요한 이유를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함으로써 사회적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다'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공감 능력은 '소통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소통 하기 전 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 있고, 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상대가 보일 반응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언제나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소통을 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소설을 읽으면서 기를 수 있다면, 더 이상 소설이 킬링타임용 컨텐츠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03.종이 책만 고집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거 아니야?

어느 한쪽만 고수하기에는 그에 따른 결과가 너무나 중대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물러날 수도 없고 물러나서도 안 됩니다. 그렇다고 생각 없이 앞으로 나아가서도 안 되지요.

 이 글에서 종이 책'만'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지 않는다. 아날로그 컨텐츠를 읽지 않음으로써 잃어가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지털 컨텐츠를 읽는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시, 책으로』에서도 디지털 컨텐츠를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이점을 소개한다. "대다수 사람들이 상당한 '두뇌 비용'(즉 어떤 것이든 심층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잃는 것)을 지불하지 않고는 업무를 전환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폴드랙의 최근 연구는 디지털 세상에서 자란 청소년의 경우에는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아날로그 컨텐츠는 우리에게 깊은 사고의 능력을 주지만, 디지털 컨텐츠는 우리에게 빠른 사고 전환의 능력을 준다. 그리고 이 둘 중에 하나만을 선택하기에는 둘 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에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마치 Bilingual처럼 두 가지 능력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훨씬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초반부에서 소개했듯이 문해력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다. 아날로그 컨텐츠와 디지털 컨텐츠를 모두 잘 소화해낸다면 충분히 두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출 수 있다.

 

 다만 이 글에서 아날로그 컨텐츠, 종이 책을 더 강조하는 이유는 현대의 대다수 사람들이 디지털 컨텐츠는 매일 같이 접하지만, 독서는 멀리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방식의 읽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독서를 통한 '깊이 읽는' 연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공감댓글, 그리고 공유는 큰 힘이 됩니다 :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