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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의미있는 모임을 위한 세 가지 방법

by Lazy Quant 2019.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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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업무 회의부터 친구들과의 친목 모임까지, 우리는 수많은 모임에 참여하며 살아간다. 올해 초 회사에서 진행하는 스터디 모임을 맡아서 운영하게 되었다. 참여자들 모두 자의로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도가 높지 않았다. 참여자들이 열심히 참여하지 않으니, 나 또한 의욕이 많이 꺾였다. 지난 6개월동안 거의 형식적으로만 운영했다.

 

 그러다 다시 한 번 '함께하는 학습'의 필요성을 느끼고 스터디 모임을 잘 이끌어 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단순히 잘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모임을 변화시키고 싶어서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을 읽게 되었다. 그 10가지 비법 중 내가 효과를 봤던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1. 모임의 진짜 목적을 정하고, 지킬 것과 버릴 것을 정한다.

모임 목적이란 영감을 주는 콘셉트 그 이상이다. (…) 목적을 문지기로 삼자. 목적이 당신 모임에 무엇을 들이고 무엇을 막을지 결정하게 하라. 어떤 요소에 대해 무슨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것이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모임 목적으로 돌아가 그 목적에 맞는 선택을 하자.

 스터디 원을 모집하면서 보여주기 식의 참여는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진행하는 학습 모임이다 보니, 참여하는 사람들은 인사관리자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스터디의 주제를 업무와 연관된 것들로 정하도록 권장했다. 참여자들은 인공지능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이었는데, 업무와 연관된 내용을 다루다 보니 난이도가 많이 높아졌다. 상사에게 잘 보인다는 부차적인 요구를 만족시키려다, 학습이라는 가장 중요한 목적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6개월간 홀로 업무와 연관된 내용을 부여잡고 전전긍긍하게 되었고, 애초에 '함께' 공부한다는 가치는 사라지고 말았다. 모임을 새 단장하며 오로지 '학습'이라는 목적에 집중하기로 했다. 물론 모임에서 업무적인 내용을 다룬다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런다고 학습이 더 잘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과감히 버렸다. 진짜 목적에 집중하니 진행해야 할 내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기초적인 내용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참여도는 훨씬 높아졌다.


 

2.모임은 유일무이한 대안 세계여야 한다.

장소는 넛지다. (…) 문제는, 장소에는 대본이 따라붙는다는 점이다. 비록 종이 대본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특정 장소에 부착된 엄격한 대본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회사에는 스터디를 진행하기에 적합한 장소들이 많이 있다.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회사 사람이다 보니, 굳이 다른 장소에서 진행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모임을 사내 회의실에서 진행하며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참여자들은 이동 시간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인지 안일한 마음을 가졌다. 퇴근 시간 이후에 진행했음에도 지각이 잦았고, 모임 진행 중에도 전화 한 통에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업무를 보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스터디 모임이 아니라, 중요도가 낮은 업무의 일부인 것처럼 진행되었다.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사내 회의실이었지만, 회의실에서 사람들은 '업무 모드'로 움직였다. 사람들의 마음을 업무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야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회사가 아닌 스터디 룸에서 모임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굳이 돈을 내고 스터디 룸을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또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이 귀찮다는 생각들을 했다. 그러나 막상 스터디가 시작되자 회의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활기를 찾아볼 수 있었다. 스터디 룸에서는 '업무 모드'가 아닌 '학습 모드'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3. 회주(호스트)가 모임에 적극 개입한다.

모임을 자유 방임으로 운영한다는 건 실은 회주가 모임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핑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일 거라면 모여라. 모임을 주재하겠다면 주재하라. 한 시간 또는 하루 동안 왕국을 세우기로 했다면 그 왕국을 통치하라. 자비로운 통치자가 돼라.

 저자가 마치 나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일반적으로 모임을 운영할 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가 꺼려진다. 모임의 회주라고 하더라도 '내가 뭐라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을까'하는 잘못된 겸손 때문에 자유방임식으로 모임이 흘러갈 때가 있다. '다양성이 표준이다'라는 말처럼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내 생각대로 운영한다면 구성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회주가 모임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듯이, 구성원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런 부담을 내려놓고 모임의 목적(스터디 모임의 경우 학습)에 충실하기 위해 모임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하세요'라고 한다면, 모임은 길을 잃고 만다. 모이기로 했다면 참여자들은 회주를 따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모일 생각이라면 회주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방향을 설정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방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구성원이 있다면 목소리를 낼 것이고, 첫 번째 원칙 '모임의 목적'을 생각해 자비로운 마음으로 검토하는 것이 회주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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