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하나님의 뜻인지 모르겠어,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만약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어떡하지?'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해보았을 질문이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자신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지 걱정하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물론 나 또한 그런 경험을 많이 해왔다. 고 1때부터 진로를 놓고 오랜 시간 기도하며 하나님께 뜻을 물었다. 하나님께서 이 길이 네 길이다라고 명확하게 말씀해주신다면 정말 시원할 것 같았지만, 하나님은 그러시지 않으셨다. 그렇게 9년이란 시간을 돌고 돌아 결국 지금은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IT관련 업무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어떻게 전공도 아닌 IT를 업으로 삼게 되었냐고 물어볼 때, 이제 나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한다. 내가 했던 고민들과, IT 회사로 취직하게 된 과정을 들은 사람들은 정말 '하나님의 뜻'이라고 인정한다. 나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고 확신하며, 지금 IT 관련 업무를 하게 된 것이 감사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을 알고 따르길 원한다. 하지만 하나님이 음성으로 들려주시지 않는데, 어떻게 그 뜻을 알고 따를 수 있을까? 하나님의 뜻을 알고 따를 수 있는 세 가지 단계를 소개한다.
1. 하나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한다면, 모든 길이 하나님의 뜻이 된다.
하나님의 뜻을 이런 시각으로 보면 놀라운 자유가 생긴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면-그것이 우리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다-미래에 대해 어떤 길을 선택해도 그것이 우리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된다. 우리가 취하여 따를 수 있는 길과 방향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 하나님을 구하는 한 그 모든 것이 우리의 삶에 대한 그분의 뜻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길-우리가 택하는 길-만이 그분의 뜻이 된다.
단지 내가 어려서부터 소망해 왔기 때문에 IT의 길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 길을 선택한 동기가 '기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전공을 했던 중어중문학과 경영학과 관련된 업무를 하더라도 이와 같은 동기를 가진다면, 그 또한 하나님의 뜻이 될 수 있다.
『하니님의 뜻』을 읽을 때 대학원 진학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인공지능 석사 학위를 취득하여 이후에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업무에 더 몰두한다면 실무적인 능력을 더 기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 둘 중 하나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기도라는 신비한 행위를 통해 둘 중 하나님의 뜻인 선택을 맞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길이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그 길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 된다. 아직 대학원에 진학할지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한창 고민을 할 때 이 책을 읽으며 선택의 불필요한 부담에서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2. 내면의 동기, 재능, 삶의 경험, 기회, 공동체, 마음의 기쁨이 하나님의 음성이다
우리가 들어야 할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들려오는 음성이 아니라, 내면의 동기, 재능, 삶의 경험, 기회, 공동체, 마음의 기쁨을 통해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다.
내가 어떠한 길을 선택하더라도, 무엇을 먼저 구하는지에 따라 모든 길이 하나님의 뜻이 될 수 있다. 모든 선택들이 하나님의 뜻이 될 수 있으면 아무렇게나 선택해도 되는 것일까? 모든 선택지가 하나님의 뜻일 수는 있지만, 모든 선택지가 하나님의 뜻인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선택해야할 문제가 남아있다.
실제로 내가 진로를 선택할 때에도, IT 업무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고, 중국과 관련된 업무는 그렇지 않은 선택지였던 것은 아니다. 이럴 때 우리는 내면의 동기, 재능, 삶의 경험, 기회, 공동체, 마음의 기쁨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기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섬기고 싶다는 좋은 동기가 있었고, 적어도 외국어보다는 프로그래밍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았으며, 무엇보다도 기술을 통해 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일이 즐거웠다.
이처럼 내면의 동기, 재능, 삶의 경험, 기회, 공동체, 마음의 기쁨을 점검 하면서 우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을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선택하다보니 어느새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운 선택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많은 선택지, 바쁜 일상, 고립된 개인'이다.
3. 내려놓아야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진정한 뜻은 우리가 거창하게 하고 싶어하는 큰 일이 아니라 날마다 해야만 하는 작은 일들로 이루어진다. 하나님은 우리가 날마다 순종하기를 원하신다.
현대인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잘 듣지 못하는 이유 중 세 가지는 '선택, 바쁨, 고립'이다. 많은 것 중에 선택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양이 곧 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1분 1초가 해야할 일들로 가득차 있다. 그렇게 일에 치여 살다보니 내 자신을 들여다 볼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영혼 자체를 잃는다 해도 야망을 이루는 것이 그토록 중요할까? 분명 그것은 너무 비싼 대가다. 마지막으로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를 꺼려한다.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시간과 에너지마저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건전한 충고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없기 때문에, 진공 상태에서 결정을 내린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결국은 '내려놓음'이다. 많은 선택지를 쥐려는 마음,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는 마음,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려는 마음 모두가 자신의 욕심에 의해 생겨난다. 그리고 대부분의 크리스천은 자신의 욕심을 하나님의 일로 연결시키는 실수를 범한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합리화한다. 물론 열심히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거창한 일로 영광을 드러내기를 바라시지 않는다. 그저 날마다 해야할 일들을 충실히 행하면서 하나님께 순종하기를 바라신다.
정말 '하나님의 뜻'을 알고 따르기 원한다면, 내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리고 오늘 당장 나에게 나타는 작은 일들에 성실히 임하자. 그렇게 하루 하루를 신실하게 살아낸다면 그 시간들이 모두 하나님의 뜻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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