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줄 평 : 평균이란 허상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보이는 나만의 길.
00.
요즘 업무와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공부 때문에 데이터를 다룰 기회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통계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유의미한 발견을 하기 위해서는 개개의 데이터보다는 큰 흐름이 중시된다. 큰 흐름이란 주로 통계적인 방법으로 표현되고, 평균은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그 과정에서 개개의 데이터는 생략되거나 그 의미가 약화된다. 그러나 도발적인 제목의 『평균의 종말』에서는 '개개인성'의 힘을 강조한다. 빅데이터에서는 데이터의 큰 흐름이 중요할 수 있지만, 적어도 인간에게 있어서는 '다양성이 표준'이라는 사실을 강력히 주장한다.
따라서 학습 속도를 학습 능력과 동일시하는 것은 반박의 여지 없는 오류다.
01.
대한민국에서 선행 학습은 이미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특목고의 입학 시험에서 고등학교 교육 과정의 내용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이는 학습 속도가 빠른 학생의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전제로 진행되는 평가이다.
이런 교육 시스템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학습 속도'에 대한 압박은 나를 옥죄어 오기도 했다. 어느덧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다른 사람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며 뒤쳐지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한다. 특히 전공과 무관한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는 열심히 해야 그들을 '따라'갈 수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인공지능 분야를 공부하며 수많은 전문가들과 나이를 토대로 비교한다. '누구는 몇 살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누구는 벌써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는데' 등으로 말이다.
『평균의 종말』에서는 학습뿐만 아니라, 업무적인 성공도 각자의 속도가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과 비교해서 느리다고 낙담할 필요도, 빠르다고 자만할 필요도 없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지금은 내가 조금 느려보일지라도 내가 공부했던 중어중문학과 경영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나만의 속도로 우직하게 나아가야만 한다.
우수성을 이루기 위해 나에게 유용한 길이 어딘가에 있지만 그 길이 어떤 형태일지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리고 그런 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했다.
02.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은 무수히 많다. 그리고 모두가 가장 빨리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빠른 길을 찾는다. 그러나 남들이 빠른 길이라고 했던 길이 나에게는 느린 길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길을 가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학원을 다니기 보다는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에, 공부 방법에 대한 시행착오가 많았었다. 주변 사람들이나 인터넷으로부터 알게 된 많은 공부 법들을 시도해보았다. 효과를 거둘 때도 있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일찍 좋은 공부법을 찾았더라면 더 좋은 성적들을 거둘 수 있었겠지만, 그 때 했던 시행착오들이 지금의 나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
그 과정들을 통해 공부법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집중을 잘 할 수 있고, 어떤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지 알아갈 수 있는 과정들이었다. 학창 시절도 공부에 집중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일을 하고 있는 지금도 끝없이 공부를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일찍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제 더는 평균의 시대가 강요하는 속박에 제한당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시스템에 대한 순응이 아니라 개개인성을 중요시함으로써 평균주의의 독재에서 해방돼야 한다. 우리 앞에는 밝은 미래가 펼쳐져 있으며 그 시작점은 평균의 종말이다.
03.
어쩌면 이미 나는 평균에서 꽤나 벗어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특이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내가 살아온 과정들,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과정들 또한 일반적이지는 않았다.
그런 평범하지 않은 삶의 방식이 싫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안감이 전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평균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낀다. 내가 살아가는 것이 어떻든 적어도 남들과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헛된 안정감에 속아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포기하고 만다.
평균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해도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그것은 행복한 삶이 아니고, 평균보다 많이 부족한 삶을 살더라도 내가 만족하고, 행복하면 된 것이다. 평균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거나, 헛된 안정감에 안주하게 한다. 인간의 표준은 다양성이다. 타인의 다양성, 그리고 나의 다양성 또한 존중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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