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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고구려 4,5 - 고국원왕

by Lazy Quant 2018.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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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고구려』 1, 2, 3권에서 미천왕 을불의 화려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4, 5권에서는 미천왕의 아들 고국원왕 사유의 이야기를 통해 고구려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왕이 되고, 주변국들과의 전투에서 승승장구했던 을불과 달리, 사유는 전투와 거리가 먼 유약한 왕처럼 묘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사유는 유약한 왕이 아니라, 백성들이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왕이었다.



전쟁에 이기면 왕실과 조정은 부유하고 행복하지만 싸우면 싸울수록 백성은 목숨을 잃고 불구가 되며 가정은 망가지지 않소. 전쟁을 피하여 이상 싸움이 없다면 왕실은 궁색하고 고관대작들은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겠지만, 오히려 백성은 가정에서 식구들과 있지 않겠소?
01.

 전쟁에서 승리하면 나라는 강성해지지만, 그 과정에서 백성들은 크나큰 고통을 받는다. 전쟁은 백성들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 현대에 들어서는 고대 시대만큼 전쟁이 자주 발발하지 않기에, 전쟁과 국민의 삶을 연결시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또한 군비 경쟁이라는 문제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국가들이 국방비에 엄청난 지출을 하고 있고, 휴전 국가인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전쟁이 발발하지 않더라도 언제 전쟁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국민들의 복지로 사용될 수 있는 돈을 무기를 구입하데 사용한다. 결국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그 비용을 국민 복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쟁을 피해 백성들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는 사유의 생각은 지금도 적용될 수 있다.



서로 괴로우면서도 맞고 때리기를 반복하고 반복합니다. 이것이 바로 전쟁이랍니다.

02.

 사유의 아들 구부는 사유의 전쟁에 대한 추상적 고민을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그려낸다. 전쟁은 서로 한 대씩 때리는 싸움과 같으며, 맞은 사람이 먼저 끝내기를 원해야 비로소 그 싸움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브 앤 테이크』라는 책에서는 세 부류의 사람들을 소개한다. 항상 먼저 주는 'Giver'와, 먼저 받기 원하는 'Taker', 그리고 수지타산을 철저히 따지는 'Matcher'. 이 중 가장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집단은 Giver 집단이었지만,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집단 또한 Giver 집단이었다. 같은 Giver이면서 다른 성과를 내는 그들은 '호구'와 '이기적 이타주의자'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나의 성공과 타인의 성공을 함께 생각하는 '이기적 이타주의자'가 가장 큰 성과를 내는 것이다.


 사유 또한 '이기적 이타주의자'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는 백성들의 행복이라는 더 큰 목적을 이루기위해 한 대 먼저 맞아주고서라도 전쟁을 끝내려고 한다. 실제 역사에서도 고국원왕 시기에 고구려가 여러차례 큰 위기를 맞기 때문에 고국원왕을 불운의 왕이라 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국원왕의 다음 왕인 소수림왕 시대에 고구려가 꽃을 피울 수 있었던 이유를 고국원왕 시대에서 찾는 자들 또한 많다. 내부적으로 단련된 나라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이야 소가 일꾼이라 생각하겠지만, 어디 소도 그리 생각하겠습니까. () 제가 죽을 것을 알았으면 소를 어디에라도 보냈어야 하지 않겠느냐. 농부가 생각만 하였으니 소가 그리 굶는 것이 아니겠느냐.

03.

 백성들을 위해 살아갔던 사유의 삶의 모습은 언제나 조직,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리더의 시선은 항상 팔로워들을 향해 있어야 한다. 공동체를 섬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일방적인 희생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기적 이타주의'의 삶을 조직에 적용해본다면 그 섬김이 결코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리더의 가장 큰 목적은 그 조직의 성공일 것이다. 그리고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는 팔로워들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팔로워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리더의 섬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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