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미래
콘텐츠의 힘을 믿지 말고, 연결의 힘을 믿어라.
01.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라.'
예전에는 성공을 위해서 독보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믿었다. 물론 지금도 아무도 따라할 수 있는 독보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분명 성공의 기회를 더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순식간에 모방과 복제가 일어나는 디지털 사회에서 독보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란, 또 독보적인 자리를 지키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텐센트 등 최근 승승장구 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은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콘텐츠보다 연결 관계에 집중한 것이다. 저자 바라트 아난드는 20여년 간의 기업 연구를 통해 '사용자 연결', '제품 연결', '기능적 연결'이라는 세 가지 연결 관계가 기업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지만, 연결 관계는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것이다.
02.
콘텐츠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콘텐츠보다 연결 관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콘텐츠를 통한 수익을 포기해야하는 것이다. 물론 수익을 위해 하는 것은 아니지만, 블로그를 통해 중국어 드라마 대본을 포스팅하고 있다. 내가 공부하기 위해 드라마를 보고 타이핑한 중문 대본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 중국 드라마를 보고 대사를 타이핑하고,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노동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노동력에 대한 가치를 0이라고 인정하는 어리석은 일이다. 실제로 대본을 소정의 금액을 받고 판매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그 작은 수익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료 제공을 통해 연결 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더 큰 수익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03.
한 걸음 더 나아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에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의 작업 속도대로 보면, 드라마 한 시즌의 중국어 대본을 작성하는 데에 몇 년은 걸릴 것 같다. 만약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대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정 부분을 직접 입력하고, 다른 사람의 오타를 수정한다면 시간은 줄어들고, 질을 좋아질 것이다. 마치 위키피디아 같이 모두가 함께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이다. 그런다고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연결의 장이 있다면 교육적 측면에서 더 큰 유익을 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