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기록

『구글의 종말』블록체인이 가져 올 새로운 세상 체계

Lazy Quant 2020. 1. 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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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인들이 꿈의 직장으로 생각하는 구글이 망한다니, 책의 제목이 아주 도발적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어그로를 끄나?'라는 생각을 하며 『구글의 종말』을 집어들게 되었을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구글의 위기를 불러올 여러가지 사항들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구글은 현재의 세상 체계(System of the world)로 대표되는 기업이다. 저자가 구글을 끌어들여 전하고 싶었던 말은 현재의 세상 체계가 지고, 새로운 세상 체계가 온다는 것이다. 조지 길더는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재의 세상 체계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는 대담한 예측을 한다.


1.현재의 세상 체계

무엇보다 먼저, 사람들은 시간을 지불한다. 시간은 돈을 측정하는 것이며 동시에 돈을 대표한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는 다른 모든 것이 풍족할 때도 시간의 희소성은 여전히 유지된다. 돈은 허위의 무한한 공짜 속에 감춰진 세상에서 진정한 희소성이 뭔지 암시한다. 
이것이 바로 '공짜 세상'이며, 당신 지갑을 건너뛰고 당신이 번 돈을 무시하며 당신 시간을 잡아챈다. 이때 실제로 잡아채이는 것은 당신의 생활, 당신의 인생이다. 

 영어 원서에 세상 체계는 'System of the world'라고 표기되어 있다. 세상 체계란 어떤 사회의 기술과 제도에 침투해 이 사회의 문명을 알려주는 일련의 사상들을 의미한다. 구글을 필두로 만들어진 현재의 세상 체계는 '공짜 세상'이다. 구글은 많은 서비스들을 무료로 제공하여 큰 성공을 이루었다. 

 

 검색 엔진, 지메일, 유튜브, 구글맵 등등 유용한 서비스들이 공짜인데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고보면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사용자들은 겉보기에 무료로 보여지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사용하며 자신의 개인 정보(위치, 취향 등)을 제공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시간'을 지불한다. 현재의 세상 체계에서는 서비스의 대가로 개인정보와 시간을 '지불'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세상 체계가 온다면 내가 '지불'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인지하게 되고, 그 가치의 크기를 따져보게 될 것이다.

 


2.새로운 세상 체계

구글은 지금 사람들의 정보를 통제하며 이것을 공짜로 사용하는 반면, 장차 구글 이후의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자기 정보를 자기가 관리하며 누군가 이 정보를 사용하려 할 때 요금을 부과할 것이다. (…) 구글의 '공짜 세상'은 희소성의 법칙과 촘촘하게 쳐진 가격의 거미줄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장차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거나 자기에게 필요한 것의 실제 가격,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구입 방법 등에 관한 정보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새로운 세상 체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탈중앙화'가 이루어진다. 하나, 둘씩 중앙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결국 인터넷 또한 탈중앙화가 이루어진다. 각 기업의 데이터 센터에 모여있던 데이터들이 이제는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모든 기기에 분산되어 저장될 수 있다. 더 이상 무료로 제공해왔던 개인 정보들이 구글의 데이터 센터에 종속되지 않는다. 기업들은 고객들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데이터를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사람들은 기업이 자신이 소유한 개인 정보를 필요로 한다면, 그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또한 제 값을 받게 될 것이다. 현재 블로그에 달리는 애드센스와 유튜브의 광고를 통해 구글은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이고, 크리에이터들은 '약간'의 수입을 나눠가진다. 조지 길더는 현재의 상황을 보고 크리에이터들이 옆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먹는 정도라고 말한다. 크리에이터들은 이제 자신이 만들어낸 콘텐츠의 진짜 가치를 알게 될 것이고, 그 대가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3.인공지능보다 블록체인

새로운 세상 체계는 이런 전제를 뒤집어 창조의 특이점을 칭송해야한다. 물질보다는 정신을, 기계성보다 인간적 의식성을, 단순한 알고리즘 검색보다 진정한 지능을, 아무 목적없는 진화보다 목적의식적인 학습을, 우연보다 진리를 칭송해야 한다. 새로운 체계는 인간적 성취의 영웅적인 시대를 열 수 있다.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화두를 꼽으라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생각할 때 알파고를 떠올리고, 블록체인을 생각할 때 비트코인을 떠올린다. 은연 중에 성공한 알파고와 실패한 비트코인이라는 생각이 자리잡혀 있다. 게다가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들을 많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생각된다.

 

 조지 길더는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을 많이 바꾼 유용한 기술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는 한계가 뚜렷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 한계는 '목적의식성'에 있다. 목적의식성은 창의성과 자유의지의 원천이다. 인간은 목적의식성을 가지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목적의식성을 가질 수도, 만들어낼 수도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판을 바꿀 수 있는 파급력이 있는 기술이다. 비록 비트코인이 기존의 화폐를 대체하지 못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강력한 보안을 바탕으로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것'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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